자유게시판 유감
아침에 맑은 공기를 쐬고 생각한다.
좌측 통행이라든지 또는 우측 통행은 왜 필요한 것인가? 보행의 경우라면
그때그때 알아서 어느 방향으로 걷는다 해도 큰 불편이나 충돌이 일어는
나겠지만 목숨을 잃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그러나 차량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너도나도 가고 싶은 대로 내 맘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차를 몰고 간다면
필연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충돌 사고가 일어나고 엄청난 수의 사람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서로의 안전을 위하여 규칙을 정한 것이며 현명한 사람이든 아니든
선한 사람이든 악한 사람이든 특정한 가문이든 아니든 자기 목숨을 위해서도
따를 수밖에 없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자유가 있다는 것이지만 공공
의 안전이 현저하게 위협을 받게 된다면 좌측 통행이나 우측 통행 같은 법
이나 규칙을 만들어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고 이러한 자유의 제한은 오히려
더 많은 자유를 더 오래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근원이 된다.
각종 커뮤니티, 카페, 그리고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의 ‘자유’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아무리 자유라고 해도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라면 자유게시판의 취지에
맞는가 아닌가? 또한 자유라고 해서 한 사회의 미풍양속을 해치는 글을 마구잡이
로 쓴다면 이것 역시 그 취지에 맞는가 아닌가?
어떤 경우든 자유와 자유의 제한이 동시에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공공의 안전을
위한 법이나 규칙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리고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라면 국가가 자유게시판에 대해서는 그
관리자가 통제 권한을 갖는 것이다.
국가가 아닌 사람이 국민을 통제한다면 그리고 관리자가 아닌 사람이 자유게시판
의 글을 통제한다면 그 취지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월권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남의 글을 비판할 자유가 있다면 남에게 비판받을 자유(?)도 엄연히 존재하는 것
이 아닐까? 다른 사람의 글을 신문을 보면 다 알 수 있는 얘기니 삼가라고 비판
하는 것은 신문의 내용은 모두 다 옳다고 하는 것이 되고 신문기자나 칼럼니스트
의 말은 틀림이 없으니 비판하면 안 된다는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다.
역사 공부를 하지 말자는 얘기와 무엇이 다른가? 역사가 설사 어떤 사건이나 사실
의 나열이라 그 사건이 일어난 연대와 어떤 사람의 생몰 연도를 아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으나 더욱 중요한 것은 역사를 보는 안목이다.
역사적인 어떤 사건이나 사실 특히 어떤 상황에서 예를 들어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들어서는 역성혁명에서 전 왕조를 멸망시킨 자들은 전 왕조의 잘못이나 모순을 잘
알 것이다. 그것 때문에 그들이 정권을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새 왕조
는 어쨌든 처음에는 전 왕조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개혁을 할 것이다. 그러나
새 왕조 역시 잘못과 모순으로 인해 다른 왕조에 의해 무너짐을 동서고금의 역사가
말해준다,
누가 언제 태어나 뭘 하고 언제 죽었느냐보다 그가 어떤 일을 하게 된 배경과 그
결과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되었는가? 내가 그때의 그라면 어떻게 했을까? 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옳았을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남의 글을 단순히 사실의 나열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만의 생각일 수도 있으며
그 글에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모르거나 무시하는 태도일 수도 있다.
특정한 가문이기 때문에 그 가문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 의료 전문가가 건강에
대한 글을 쓰면 안 되는가? 자기가 월권을 한다면 다른 사람의 월권(?)도 인정할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의 글이 홈페이지의 취지에 맞지 않는
다면 일단 경고성 댓글이나 답글을 쓰는 것이 예의에 맞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
하다면 더욱 강도 높은 비판을 할 수는 있겠지만 ‘공공의 안전’을 위하여 관리자의
권한을 인정하여 관리자에게 요청하거나 맡기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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