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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송촌옹
ㆍ작성일 2018-08-19 (일)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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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계 후손의 초헌과 축문.

방계 후손의 초헌과 축문.

 

이제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초목은 자라기를 멈추고 뿌리로 돌아가려는 계절이 오면, 우리는 조상의 묘소를 돌아보며 무성히 자란 잡초를 제거하고 잔디를 깎으며 묘소 주위를 정비한다.

그리고 음력 10월이 오면 대종중에서 모시는 봉사위(奉祀位)를 비롯하여 소 중중(派宗)과 그리고 각 문중에서는 세일사(歲一祀)로 바쁜 10월을 보낸다.

우리는 4대조까지나 부조위(不祧位)는 기제(忌祭)와 차례(茶禮)와 시제(時祭)1년에 여러 번에 걸쳐 제사를 지내는데, 고조부 이상의 먼 조상님들에게는 1년에 한 번 묘전에서 세일사를 올린다. 어떤 이는 이를 혹 시제(時祭)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말로, 보통 1년에 한번 묘전에서 지내는 제사는 세일사(歲一祀)라거나 혹은 시향(時享)이라고 부른다.

대개 세일사의 봉사자(奉祀者)는 대종중의 봉사위(奉祀位)를 예외로 하더라도, 대개 그 문파(門派: 소 종중)나 문중(門中)의 직계 손들이 봉사자가 되기 때문에 봉사위와의 세대가 멀면 참례하는 자손의 수는 많게 된다. 요 근래에 와서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승용차 갖게 됨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좋아져서 직계후손은 물론 방계(傍系) 후손으로서 참례하는 자가 점점 늘어나 세일사에 참례하는 후손들의 수가 성황을 이룰 정도가 되어가고 있다.

세일사로 모시는 봉사위와 봉사자와의 세대가 오래되어 멀어져지면 그 자손이 번창하여 많아지고 방계자손의 참례도 늘어 가는데, 제례의 법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겠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제례의 법식은 근대 농경사회에서 사용되던 것으로, 문명이 발달하고 시대가 개혁되어 가면서 문중의 어르신들이 시대의 흐름에 맞게 간략히 개혁하여 수정하여 왔으나, 그것은 절차의 문제였을 뿐 제례의 법식은 변함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제가 대종중 봉사위의 세일사에 참례를 한 것이 근래의 짧은 년 수에 불과하지만, 그때마다 늘 의아하게 생각하던 의문이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방계(傍系)후손이 초헌(初獻)을 맡아보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면서였다.

그럴 때의 축문(祝文)에는 방계후손이 초헌을 올려야 하므로 봉사위(奉辭位) 위차(位次)를 고쳐서 써야하고, 봉사자(奉祀者)도 위치에 맞게 마땅히 축문을 고쳐 써서 봉사위에 고하여야 할 것 이었으나. 그러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00代祖府君‘ ’00代孫’ ‘아무개‘ ’감소고우(敢昭告于)’라고 지내오고 있다.

이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 되어 몇 차례 사석(私席)에서 몇몇 윗분에게 이 문제를 여쭈어 보았으나, 대게 대답을 흐리거나 휘피(諱避)하여 늘 답답하게 여기고 있었다.

 

어떠한 제사(祭祀)이던 초헌은 제주(祭主)인 종손(宗孫)이나 봉사손(奉祀孫)의 담당이 제례의 법칙으로서 자못 엄격하였다. 그러나 세일사의 경우에는 문중의 제사이므로 봉사손만이 아닌 문중(門中)의 어른이신 장로(長老)가 담당하여 지낼 수도 있다. 그러나 직계후손 누구도 세일사에서 초헌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더구나 방계 후손 임에랴. 그러한 헌작 례(獻酌禮)가 언제 어디서부터 어그러지고 변례(變例)되어 오늘에 이르렀는지 모르겠다.

이 문제는 전대(前代)에서는 문제가 될 사항이 아니었기에 거론된 일도 없었으리라. 전대(前代)의 시대에는 이동거리의 문제가 컸기 때문에 방계후손들이 세일사에 참례하기가 매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농경사회에서의 집성촌이라면 모를까 사대부의 문중에서도 직계선조의 묘소가 이곳저곳으로 흩어져 있는 경우가 허다하였기에 직계선조님들의 세일사를 지내기에 10월을 거의 다 보내야 하신다고 집안 어른들에게 이야기 들어왔다.

그러기에 제례의 법도에 방계후손이 초헌을 올리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보아야 하겠다. 그러므로 지금 할아버지의 세일사 날자 보다도 먼 고장에 살던 차 손자의 세일사 날자가 앞서는 경우를 오늘날에 보게 되는 것이다.

 

설령 같은 마을에 살 지라도 방계 후손은 초헌을 올릴 수가 없었기에 어떠한 제례책에서도 방계 후손이 초헌을 하게 되는 경우의 축문은 오늘날도 찾아 볼 수가 없다.

다만 왕실의 경우이기에 방계 후손이 방계 선조의 신주를 옮겨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게 되는 일이 있었던 기사가 왕조실록에 있어 여기에 옮긴다.


영조 31(1755) 65(정미).

안흥군(安興君) 이숙(李琡)이 청대하여 입시하였는데, 숙은 바로 인평대군(麟坪大君)의 봉사손(奉祀孫)이다. 날 때부터 귀가 먹고 벙어리였기 때문에 주대(奏對)에 모두 문자로 하였는데 이날 글로 아뢰기를, “소신이 어제 갑자기 두 왕손(王孫)의 제사를 임시로 주관하라는 명을 받았는데, 의리와 분수로 헤아리면 마땅히 봉행해야 하나 제주(題主)를 고치는 한 절차는 의난(疑難)이 없지 않습니다. 의창군 신() 이광(李珖)은 바로 선묘(宣廟) 때의 왕자로 신의 고조부(高祖父) 능창대군(綾昌大君) 신 이전(李佺)의 삼촌숙(三寸叔)이니, 신의 오대 방조(旁祖)입니다. 낙선군(樂善軍) 신 이숙(李潚)은 바로 인묘(仁廟) 때의 왕자로 신의 증조부 인평대군(麟坪大君) 이요(李㴭)의 동생이니, 신의 오촌(五寸) 증대부(曾大父)입니다. 두 대()의 신위를 이제 마땅히 제주(題主)를 고쳐야 하는데 일이 변례(變禮)에 관계되니, 삼가 원하건대 특별히 재처(裁處)를 내리소서.” 하니, 임금이 승지에게 써서 보이게 하기를, “의창군의 신주에는 오대 방조고(五代旁祖考)’라 일컫고, 방제(旁題)에는 오대 방손(五代旁孫)’이라고 일컬으라. 낙선군의 신주에는 증계조고(曾季祖考)’라 일컫고 방제에는 증질 손(曾姪孫)’이라 일컫도록 하라.”하니, ()이 물러갔다. 임금이 하교하기를, “안흥군(安興君)에게는 제사가 많으니, 의창군과 낙선군의 사패전답(賜牌田畓)을 안흥군 집으로 보내 제수(祭需)에 보태게 하라.”하였는데, 대개 두 왕자의 제사 역시 이증(李增)의 집에서 받들었기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

 

이 실록의 기사는 세일사나 묘제를 지낼 때의 사례가 아니고, 위패(位牌)를 옮겨 모셔야 할 때의 위판(位版)을 새로 써야 할 경우의 예시(例示)이지만, 어떠한 경우이건 봉사위에 따라 봉사자의 위치가 어떠한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고 보여 진다.

앞서 여러 말을 구구하게 늘어놓았지만 제가 여러 종중의 어르신께 말씀드리고자 하는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즉 직계후손이 아닌 방계 후손이 세일사에 참례하여 초헌을 헌작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지금과 같이 축문을 올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봉사위의 세일사에서 종손이나 봉사손이 읽어야하는 축문을 방계 후손이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그릇된 예의(禮義)이고 잘못된 예의(例義)가 아닌가 생각되어 여러 어르신께 여쭈어 봅니다.

 

2018 戊戌年. 8월 여름 끝머리에. 평택 寓居에서 漢雨 頓手.

   
이름아이콘 박양우
2018-08-20 10:26
아는것이 빈약하여 말씀에 함부로 토를 다는것은 어렵구요,,,
오랜만에 형님의 글을 대하니 반갑습니다^^,,,
모쪼록 건강하시어 왕성한 활동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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