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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주인(국방일보 기고문) 기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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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박태서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3-26 09:37 조회1,9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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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주인(국방일보 기고문) 기고 글

2006/04/19 12:37    http://blog.naver.com/phm20/60023675928
광해군이 등극할 무렵 조선은 큰 위기를 맞이한다.
조선의 보호자 역할을 하던 명나라가 힘을 잃어 가는 사이 새롭게 일어난 여진족이 조선의 북쪽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었으며,
남쪽에서는 왜적의 위협이 여전하여 사방에 적을 둔 시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광해군은 여진족의 실체를 인정하고 후금과 명나라 사이에서 절묘한 외교정책을 펼치며 평화를 유지하는데,
이때 광해군의 든든한 배경이 되었던 인물로
‘박엽’ 이라는 사람이 있다. 임진왜란을 몸소 겪었던 광해군은 군사력을 키워야만 조선이 자주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이 뜻에 부응하여 평양에 ‘삼수병’을 창설하고 훈련시킨 사람이다.
이 평양의 삼수병을 믿고 광해군이 자신 있게 중립외교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이다.

평양감사인 그는 명나라 대포보다 발사 속도가 훨씬 빠른 대포를 주조하고,
포수와 살수병을 육성하여 조선 최고의 정예부대를 만들었다.
당시 동북아 최강의 부대였던 팔기군을 이끌고 명나라와의 전쟁을 벌였던 누루하치마저 이 ‘삼수병’을 두려워하여 쉽게 조선을 넘보지 못할 정도였다.
후금과 명나라의 최대 접전이었던 사르허 전투가 벌어질 무렵에는 명나라가 후금군에 맞서기 위해 이 ‘평양삼수병’의 파견을 강력하게 요청하였고,
후금은 이를 막기 위해 외교력을 집중할 정도의 막강한 부대였다.
결국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도와준 명나라의 은혜를 저버리면 안 된다는 성리학자들의 명분에 의해 사르허 전투에 조선군을 파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자 그는 삼수병 대신 예비군격인 속오군의 파병을 건의하여 조선군의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였고 이로 인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의 국내 정치 상황은 좋지 못하였다. 소북파, 대북파, 남인, 서인 등의 당파싸움이 극에 달한 시기였으며, 임해군과 영창대군 살해, 인목대비 폐위 사건, 허균의 난 등 굵직굵직한 일들이 연속 벌어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박엽은 정치적 일에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군사를 훈련시켜 언제 있을지 모르는 후금의 침입에 대비하였다.

하지만 자신의 일에만 묵묵히 충실하던 그는 광해군과 정치적 성향을 달리하는
‘김류’를 필두로 한 서인들이 일으킨 인조 반정 후 제일 먼저 제거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민족사에 큰공을 세운 그는 아직도 반역죄인으로 남아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있다.

중요한 사실은 박엽과 같은 인물이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 주었기에 전쟁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인데,
이런 노고들을 당시의 정치인들이 무시하였다는 것이다.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사람들의 노고로 사회가 유지되고 평화가 지켜지는 것인데 그것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그들은 박엽이 죽고 난 후 정묘년과 병자년에 후금의 공격을 받아 항복을 하고 씻을 수 없는 큰 수치를 안게 되었다.

요즘,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곤두박질케 하는 일들이 너무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히 수행해야 할 병역의무를 피하기 위해 검은 돈을 거래하는 사람들의 70%가 사회 지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고, 또 그들은 또 다른 의무인 납세의무마저 지키지 않으면서 부동산 투기로 인해 불로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대부분의 근로자들보다 훨씬 못한 도덕성을 차례로 드러내는 국무총리 지명자들의 잇단 출현은 실망을 넘어선 분노마저 느낄 정도다.

그런데, 무엇보다 염려되는 것은 돈과 권력이 개입되어 당연히 수행해야 할 국방의 의무를 피하고 특혜를 받는 사건들을 보면서 매일, 매 순간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한계와 싸우며 국방의 임무를 다하고 있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심한 피해의식과 박탈감으로 안보의식이 약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최근 일부지역의 황당한 아파트 값 상승으로 근로의욕을 잃어버린 근로자들처럼 말이다.   

그러나 한편 돌이켜 생각해보면 오천 년이라는 오랜 우리 민족사를 이끌어 온 것은 임금도 권력자도 아닌 바로 민중의 힘이었다. 날마다 신문의 첫 장을 장식하는 사람들이 결코 이 나라의 주체일 수는 없다. 그들은 잠시 화려하게 피었다 스러지고 마는 꽃일 뿐, 열매를 맺는 것은 음지에서 일하는 무수한 사람들의 노력과 노고이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이 나라의 주인이고 그들이 이 사회를 이끌고 변화시킬 주인공이다. 서해교전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그런 젊은이들이 진짜 이 나라를 이끌 동량이라는 것을 대부분의 국민들은 알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이 벌이는 너무도 어이없는 이 땅의 현실에 실망하지 말고 올곧게 살아가는 것을 억울해 하지 말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노력을 바치고 있다고 원통해하지도 말자. 까만 밤을 하얗게 새워야 하는 소총수가 되어, 험한 파도에 청춘을 맡겨 나라를 지키는 것에 긍지를 갖자.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런 노고를 알고 있으며 그런 노력 덕분에 사회와 나라가 유지된다는 것을 알고 감사와 신뢰의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땅의 가장 음지에서 일하는 군인들에게 감사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싶다.

이 포스트를..

            솟골 박혁문의 창작일기 나라의 주인(국방일보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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