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리 박규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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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6-03-26 11:30 조회1,757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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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청백리 박규수이야기
박규수가 평안감사로 있을 때이다. 그의 부인은 녹봉을 아껴 살뜰하게 모은 돈으로 삼백 석쯤 추수할 수 있는 땅을 사게 되었다. 그런데 땅임자는 뱃심이 두둑한 영악한 놈이었다. 청렴하기만 박규수의 속사정을 꿰뚫고 있는지라 그 땅을 갑(甲)에게 팔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박규수의 부인에게 팔았다. 결국 한 땅을 두 사람에게 팔아먹은 셈이다.
그리하여 먼저 산 사람은 박규수에게 와서
“대감댁에서 삼백 석 추수를 하는 땅을 사신 일이 있으시죠?”
박규수는 이 말을 듣고 어리둥절 대답을 못하고 있다가
“우리 집에서 땅을 샀는지 무엇을 샀는지 모르겠네만… 하여간 그것을 왜 묻는 거요?”
“땅임자가 음흉한 놈인 것 같습니다. 소인에게 팔아먹고 또 대감댁에 팔아먹었나이다. 해서 대감을 찾아뵈러 온 것입니다.”
박규수는 이 말을 듣고 청지기를 불렀다.
“너 지금 당장 안으로 들어가 땅 산 일이 있는지 없는지 조사하되 땅 산 일이 정말 있으면 그 문권(文券)을 가지고 나오너라.”
청지기는 땅문서를 가지고 나왔다. 박규수는 땅문서를 먼저 샀다는 사람에게 보였다. 그리한 후 박규수는 땅문서를 도로 자기가 가지고서
“그러면 내가 이 땅문서를 태워버리면 안 산 것이 되지 않겠소?”
하고 땅문서를 청지기에게 내주고 눈앞에서 태워버리게 했다.
선매자가 돌아가자 부인이
“땅문서는 어찌하셨어요?”
하고 박규수에게 물었다.
“무슨 돈으로 땅을 사가지고 나를 귀찮게 구는 게요. 불에 태워버리고 말았소.”
“아니, 땅 산 것이 잘못 됐으면 문서라도 있어야 돈을 찾지 않습니까요?”
“말인즉 옳은 말이오. 허나 상신(相臣)이 되기가 무섭게 땅을 샀다면 그 돈이 어디서 난 것이라고 세상 사람들은 말할 것이요. 또한 내가 상신의 지위에 있으면서 땅을 가지고 어찌 백성과 쟁송(爭訟)을 한단 말인가. 이 모든 것을 깊이 널리 생각하고 돈 찾을 생각은 염두에도 두지 마시오.”
박규수가 이렇게 말하자 부인도 남편의 명예를 위하여 돈 찾을 생각을 포기하고 여전히 조반석죽으로 여생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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