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생전 과 연암, 형님과 누님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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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6-03-28 10:59 조회2,023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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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연암 박지원과 그이 글씨
억선형(憶先兄) _형님을 생각하며
我兄顔髮曾誰似(아형안발증수사) 형님의 모습이 누구와 닮았던고
每憶先君看我兄(매억선군간아형) 아버님 생각날 젠 우리 형님 보았었네.
今日思兄何處見(금일사형하처견) 오늘 형님 그립지만 어데서 본단 말가
自將巾袂映溪行(자장건몌영계행) 의관을 갖춰 입고 시냇가로 가는도다.
_연암 박지원이 죽은 형을 그리워하며 연암협 시냇가에서 읊은
<연암억선형> 이라는 시다.
유인의 이름은 아무이니, 반남박씨이다.
그 동생 지원 중미는 묘지명을 쓴다.
유인은 열여섯에 덕수 이택모 백규에게 시집가서 딸 하나 아들 둘이 있었는데,
신묘년 9월 1일에 세상을 뜨니 얻은 해가 마흔셋이었다. 지아비의 선산이 악곡인지라,
장차 서향의 언덕에서 장사지내려 한다.
백규가 그 어진 아내를 잃고 나서 가난하여 살 길이 막막하여,
어린 것들과 계집종 하나, 솥과 그릇, 옷상자와 짐궤짝을 이끌고
강물에 띄워 산골로 들어가려고 상여와 더불어 함께 떠나가니,
내가 새벽에 두포의 배 가운데서 이를 전송하고 통곡하며 돌아왔다.
아아! 누님이 시집가던 날 새벽 화장하던 것이 어제 일만 같구나.
나는 그때 갓 여덟 살이었다. 장난치며 누워 발을 동동구르며 새 신랑의 말투를 흉내내어
말을 더듬거리며 점잖을 빼니, 누님은 그만 부끄러워 빗을 떨구어 내 이마를 맞추었다.
나는 성나 울면서 먹으로 분에 뒤섞고, 침으로 거울을 더럽혔다.
그러자 누님은 옥오리 금벌 따위의 패물을 꺼내 내게 뇌물로 주면서 울음을 그치게 했었다.
지금에 스물여덟해 전의 일니다.
말을 세워 강 위를 멀리 바라보니 붉은 명정은 바람에 펄럭거리고 돛대 그림자는 물 위에
꿈틀거렸다. 언덕에 이르러 나무를 돌아가더니 가리워져 다시는 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강 위 먼산은 검푸른 것이 마치 누님의 쪽진 머리같고,
강물 빗은 누님의 화장 거울같고,
새벽 달은 누님의 눈썹 같았다.
그래서 울면서 빗을 떨구던 일을 생각하였다.
유독 어릴 적 일은 또렷하고 또 즐거운 기억이 많은데,
세월은 길어 그사이에는 언제나 이별의 근심을 괴로워 하고 가난과 곤궁을 근심하였으니,
덧없기 마치 꿈속과도 같구나.
형제로 지낸 날들은 또 어찌 이다지 짧았더란 말인가.
떠나는 이 정녕코 뒷 기약을 남기지만
오히려 보내는 사람 눈물로 옷깃 적시게 하네.
조각배 이제 가면 언제나 돌아올꼬
보내는 이 하릴없이 언덕 위로 돌아가네.
_박지원이 죽은 누님을 그리며 지은 묘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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