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아줌마를 보는 제 가슴이 갑자기 먹먹해져 오네요.
아줌마가 저 빨간 의자에만 앉아 계셨더라도 무심코 지나갔을텐데...
그렇게 맥이 다 빠져나가 버린 듯 퍼질러 앉아계신 모습에서
아줌마가 하루하루 짊어지고 있을 삶의 무게까지
고스란히 제 가슴으로 전해지고 있음을 느끼고 말았네요.
이제 겨우 점심때도 안 된 시간인데
남아있는 하루해가 너무 길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대체 하루에 이순신 칼, 계산기, 다용도 호스, 최고급 등받이,
알람시계, 리모컨자동차, 지팡이, 쌍안경 같은것을 몇개나 팔아야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에게 웃는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까?
갑자기 홀로 오남매를 버겁게 키우신 우리 어머님이 생각납니다.
시장바닥 채소전에서 아줌마처럼 하루종일 앉아계셨던 우리 엄마가요.
그 채소전을 찾아가 자장면을 사 달라고 떼를 썼던 제 어린 시절 기억까지...
당신도 하루종일 아무것도 드시지 못하셨을텐데 자장면 한 그릇을 말끔히 해치우던
저의 모습만 물끄러미 바라보시던 어머님의 얼굴이 오버랩 되는군요.
왜 그 때 어머님을 위해서 자장면을 조금이라도 남기지 않았는지 지금까지도
후회막급하다는 생각까지...
지금 차 안에 앉아서 길바닥에 앉은 당신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하는 것마저도 괜히 미안하기까지 합니다.
그래도 아줌마!
힘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