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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록위마(指鹿爲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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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박승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2-07-05 12:32 조회3,9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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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돈과 권력을 갖고 싶어하는 반면, 진실(진리)과 역사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게 일반적이고 보편적이다. 따라서 딱히 안타까워 할 일도, 나무랄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돈과 권력은 때때로 서로간에 협상과 타협을 통해 양보할 수도 있고 가져 올 수도 있지만, 진실과 역사는 결코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사람들은 그러한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더 많은 떡을 먹을 것인가, 아니면 상대방이 더 많은 떡을 먹게 할 것인가는 아무리 어렵더라도 협상하고 타협하여 결론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진실과 역사는 처음부터 협상과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물론, 이것은 다수결의 원칙으로 해결될 수도 없다. 자기를 낳아주신 아버지를 박씨로 할 것이냐 김씨로 할 것이냐를 협상과 타협을 통해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물론, 투표를 통해 결정할 문제도 아니다.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말이 있다. <?xml:namespace prefix = daum ns = "http://dic.daum.net/" />중국진(秦)나라의조고(趙高)가자신의권세를시험해보고자제2세(世) 황제호해(胡亥)에게사슴[鹿]을가리켜 말[馬]이라고한고사에서유래한말
이다. 조고는 사슴을 보고 사슴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모조리 죽여버렸다. 그래서 조정에는 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만 살아남았다. 결국에는 나라가 망했다.

나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 사슴을 사슴이라고 하지 못하고 말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을 나무랄 생각이 없다. 어쩌면 나 자신도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생사의 문제가 걸린 일도 아닌 상황에서, 그저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사슴을 말이라고 한다면 이 세상이 어찌 되겠는가? 사슴을 보고 말이라 말한다고 그 사슴이 갑자기 말로 변할 수가 있겠는가? 몇몇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진실과 역사가 뒤집혀서야 되겠는가?

어느 스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사슴은 사슴이고 말은 말이다. 아무리 덮고 또 덮어서 안 보이게 막아도 진실은 여전히 진실로 남아 있는 법이다. 역사는 미래가 아니라 과거다. 과거는 이미 일어난 일이다. 이미 일어난 일이 어떻게 바뀔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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