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문자수
  • 오늘41
  • 어제1,165
  • 최대1,363
  • 전체 308,240

자유게시판

순간의 공포(恐怖)가 평생의 회한(悔恨)으로

페이지 정보

no_profile 더브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3-03-03 13:38 조회1,038회 댓글0건

본문

연예인(개그맨)이 된 시골 학교 친구가 있다. 이름을 대면 젊은이들을 빼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 친구 매니저가 되겠다고 찾아온 후배가 있었다.

그 후배의 이야기이다.

어느 해 그의 담임 선생님은 말을 할 때 “에~”하는 습관이 있았는데다

성질이 급하셔서 아이들은 말을 못 알아들으면 치도곤을 당하곤 했다.

그때만 해도 70년대 초중반으로 지금과는 달리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체벌이 학교에서의 일상 중의 하나이었다.

혈액 검사가 있고 그 결과를 담임 교사가 학생들의 이름과 혈액형을 불러

주었다. “홍길동!” “넷” “에 ~비형”

몇 몇 학생이 다소 부주의한 나머지 다시 가르쳐 달라고 하자 “짝 쩍 철썩”

소리를 내며 여지없는 손바닥이 몇 차례 춤을 추었다.

“이 누므 자식이 정신을 어디다 두고!”

그는 확실히도 모르면서 순간을 면하자는 생각에 가만있었고 다음부터

무심히 자기의 혈액형을 AB(에~비)형이라고만 생각했다고 한다. 학교의

생활기록부를 비롯한 문서에 혈액형이 적혀 있는데 학생이 꼼꼼하지 않

으면 무심히 넘어가기 일쑤이다.

그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부잣집 아들이기에 큰 도시의 학교로 가서 대학

도 다니고 군대도 갔다오고 결혼도 하였다.

그런데 외동딸이 다리를 다쳐 응급실에 갈 일이 생겼는데 딸의 혈액형이

처의 혈액형 그리고 자기의 AB형을 보니 도저히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

어서 이 친구는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아내를 의심하게 되고 결국은

이혼으로 이어지게 되었는데 나중에 자기의 혈액형이 AB형이 아니라 B형

임을 알게 되어 딸과 전처에게 씻지 못할 죄를 저지른 셈이 되었다.

담임 선생님의 말 습관과 체벌, 이 친구의 순간적인 공포와 꼼꼼치 못함

(무심함)이 비극의 원인이었다. 입대할 때의 신체검사도 입영 장정에게

묻고 혈액을 채취하고 조사하지 않았다면 담당자의 업무 태만이 또한

공범이라 하겠다. 물론 당사자의 순간을 면하려는 소심함과 무심함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주범이지만. 우리 주위에 의외로 이런 일이 많다.

꼼꼼함은 가정보다는 오히려 학교 교육에서도 철저히 강조되어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HR(홈룸-학급회의) 시간을 대학입시를 위한 자율

학습이나 보충수업으로 때우는 현실-지금은 모르지만 내가 현직 교사일

때는 일상이었다-은 국가장래를 위해서 매우 불행한 일이다. 그래서는

현대생활의 기본이라 생각되는 민주 의식(주인 의식)과 위의 사건 등에서

볼 수 있는 매사에 꼼꼼한 일 처리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