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이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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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모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6-03-29 14:03 조회1,987회 댓글0건본문
아주 흥미로운 문제를 지적하신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말을 들은 기억이 납니다(生室死配, 즉 살아 있는 이(아내)는 室로 표시하고 죽은 이(아내)는 配로 표시한다는 것).
일반적으로 生室死配의 표시 방식의 근거는 (추측컨대) 다음과 같은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즉 부부가 모두 세상을 떠났을 때 아내되는 이를 (후세의 사람들이) 높여서 배위(配位)라 칭하는데 아마도 배(配)자를 그런 뜻으로 받아 들인 것 같고, 실(室)은 아내를 통칭하는 일반적인 뜻으로 받아들여 그렇게 구분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그러나 배(配)자가 꼭 죽은 이에게만 사용되는 글자는 아니라는 사실을 배우자(配偶者), 배필(配匹) 등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첩 편찬에 있어 室과 配의 구분은 가문마다 좀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 제가 대한민국의 모든 족보/세보를 살피지는 못했다는 점을 미리 밝혀둡니다). 예컨대 우리 반남박씨/가의 4차 세보인 을유보(乙酉譜 1825)에서는 生死의 구분 없이 모두 실(室)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타성씨들의 족보를 잠시 살펴보면, 生室死配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室자 대신에 취(娶)(또는 取)자를 쓴 경우도 보이는군요. 왕녀(王女)를 아내로 맞이한 경우에는 상(尙)자를 쓰기도 했구요. 또 어떤 가문에서는 生死여부에 관계 없이 서자손(庶子孫)들의 경우에 모두 실(室)자를 사용하고 있는 듯한 이상한(?) 구분을 한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물론 이것은 옛날 족보의 경우이고 오늘날에는 바뀌었습니다).
이 문제는 좀더 연구를 해서 결정할 문제이기는 하나, 配를 배위(配位)의 의미로 볼 것이냐 혹은 배우자(配偶者)의 의미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로 압축될 수 있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한학과 예도에 조예가 깊으신 종중 어르신들의 판단에 기대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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