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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반남 박씨 14세 약창공(葯窓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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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더브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3-04-10 09:40 조회913회 댓글0건

본문

평안감사를 지낸 약창공 박엽(朴燁1570~1623)은 역사란 승자의 기록임을 웅변

하는 인물이다. 그는 1623년 능양군(綾陽君) 인조와 西人(서인)에 의한 인조반정

(反正)으로 처형당하였다.

형식적인 이유는 잔혹하고 뇌물과 향락을 일삼았다는 것이지만 실은 광해군과

가까운 그의 무력(武力)을 두려워하고, 광해군의 중국의 淸(청)과 明(명) 사이에서

의 중립 관망 외교를 버리고 시대착오적인 친명 외교를 펼치기 위함이었다.

특히 정묘(丁卯 1627)와 丙子1636) 두 호란(胡亂) 후의 서북 평안도의 인심은

오히려 박엽을 그리워하였음은 인조와 서인이 내세운 이유가 허울뿐이었음을

반증한다. 연산군에 대한 중종반정(中宗反正 1506)에 비해 명분도 실리도 약하

다고 하겠다.

 

육당(六堂) 최남선(崔南善, 1890~1957)이 쓴 수필 평안감사 박엽(朴燁)의 서두는

이렇게 끝을 맺고 있다.

 

이야기에 있는 박엽은 조선사상에 드물게 보는 일대 영웅이었읍니다.

 

다음은 이 수필의 마지막 구절이다.

 

조선 민중의 의사로 말하면, 한 번 朴[박엽]으로 하여금 북방 오랑캐를 저항

하게 하여 보았더면 하는 嗟嘆(차탄)이 그이를 이러한 모양들로 이야기의 세계에

모셔 두게 되는 중에 丁卯年[정묘년]·丙子年[병자년]의 두 번 난리가 거푸거푸

일어나서, 그대로 현실상의 적막을 느끼는 민중이 더욱 이야기의 영웅을 만들어

내기에 솜씨를 보였습니다.

 

또한 앞에는 박엽의 신통한 재주를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나폴레옹의 슈르메스터(보통 슐마이스터로 알려져 있음)와 歐洲[구주] 대전의

마타하리도 朴[박엽]의 앞에서는 수족을 놀리지 못할 것이며, 아메리카의 블랙

체임버와 소비에트 연방의 G·P·U도 朴[박엽]이 세상에 있으면 얼른 폐업을

해야 할밖에 없다 할 것입니다.

 

슈르메스터(보통은 슐마이스터로 알려져 있음)은 나폴레옹의 첩보작전의 대표적인

인물로 나폴레옹은 오스트리와 다른 나라의 군대가 연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

로 하여금 오스트리아 장군에게 접근하여 프랑스군의 정보를 빼주겠다고 속이고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은 손쉽게 라인강을 건너 독일로 진격하였다.

 

마타하리(1876~1917)는 네덜란드 출신의 무용수로 인도네시아에서의 네덜란드

장교와의 첫 결혼이 실패 후 유럽에 건너와 네덜란드 인도네시아의 혼혈인으로

위장하고 독일과 프랑스 사이의 이중간첩으로 암약하다 영국의 첩보기관에

정체가 드러나 프랑스에서 처형당한 인물이다.

 

미국의 블랙체임버(Black Chamber)는 직역하면 검은 방, 암흑실(暗黑室)인데

암호를 해독하는 첩보 부서를 말한다.

GPU(게퍼우)는 구 소련의 첩보 부서(비밀경찰)로 직역하면 국가 보위 보안부

이다. 북한의 국가보위부와 유사하다 하겠다.

이 글을 통해 육당 최남선의 엄청난 독서량과 박식(博識)함을 엿볼 수 있지만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경을 수비하는 사령관으로서의 약창공 박엽의

뛰어난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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